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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칼로리, 다른 몸매: 유전자가 결정하는 지방 저장 경향
같은 음식을 먹어도 어떤 사람은 쉽게 살이 찌고, 어떤 사람은 아무리 먹어도 날씬한 체형을 유지합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운동량이나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유전적으로 지방을 저장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체지방 분포와 축적 방식은 상당 부분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혀지고 있습니다. 우리 몸은 에너지를 저장할 때 주로 지방 형태로 저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전자가 관여하는 생화학적 경로가 큰 영향을 줍니다. 특히 지방 세포의 생성, 성장, 위치 결정 등에 관련된 유전자의 작동 방식에 따라 똑같은 양의 열량이라도 체내에 저장되는 방식은 매우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같은 칼로리를 섭취했더라도 유전자에 따라 지방이 쌓이는 속도나 위치는 매우 다르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같은 음식, 다른 살: 지방 저장 유전자의 역할

🧬 대표적인 지방 저장 유전자: FTO, PPARG, FABP4
지방 저장에 가장 깊이 관여하는 대표적인 유전자는 **FTO(Fat mass and obesity-associated gene)**입니다. 이 유전자의 특정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식욕이 더 강하고, 고지방 음식을 더 선호하며, 지방이 근육보다 쉽게 축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유전자는 **PPARG(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 Gamma)**로, 지방 세포의 분화와 에너지 대사에 깊게 관여합니다. 이 유전자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지방 세포가 늘어나고, 기존 지방 세포에 더 많은 지방이 저장되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FABP4(Fatty Acid Binding Protein 4) 역시 지방산을 세포 내부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사람은 식사 후 지방의 저장 속도가 더 빠르고, 복부비만의 위험도 증가합니다. 이처럼 지방 저장 유전자는 지방의 양뿐 아니라 저장 위치, 대사 속도까지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 지방 저장 위치도 유전자의 선택입니다
단순히 지방이 많고 적은 것을 넘어서, 지방이 몸의 어느 부위에 쌓이느냐 역시 유전자가 결정하는 영역입니다. 일부 유전자는 복부, 즉 내장 주변에 지방을 쌓이게 하고, 일부는 엉덩이, 허벅지 등 피하지방 형태로 저장되도록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LYPLAL1, RSPO3와 같은 유전자는 주로 여성의 체형과 관련된 피하지방 분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IRS1이나 ADIPOQ 유전자는 남성형 비만이라 불리는 복부 비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러한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내장지방이 쉽게 축적되고, 제2형 당뇨나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함께 증가합니다. 같은 체중이라도 유전자에 따라 ‘어디에 살이 붙느냐’가 다르며, 이는 건강상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이 대사질환 위험을 높이는 만큼, 지방의 분포 형태는 단순한 외모가 아닌 건강 리스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 맞춤형 관리 전략: 유전자에 따른 지방 대응법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안다면, 지방 저장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 전략도 세울 수 있습니다. FTO 변이를 가진 사람이라면 규칙적인 식사, 고단백·저지방 식단, 식사 전 물 섭취 등을 통해 식욕과 지방 저장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습니다. PPARG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 복합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이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FABP4 변이가 있다면 식사 후 혈당과 지방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을 피하고,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지방의 저장을 늦출 수 있습니다. 또한 지방이 복부에 집중되는 체형이라면, 체중보다 허리둘레, 복부지방량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전자는 변할 수 없지만, 그 표현 방식은 후천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 분석은 단지 체질을 확인하는 도구가 아니라, 나만의 ‘비만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지방 저장 유전자, 다이어트 실패의 숨겨진 이유일까?
많은 사람들이 체중 감량을 위해 다양한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노력에 비해 눈에 띄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실패의 원인을 단순히 의지 부족으로만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지방 저장 유전자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 같은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지방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더 높아지고, 지방을 분해하는 효율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체중 감량을 하더라도 지방이 쉽게 빠지지 않고, 다시 빠르게 축적되는 '요요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FTO, PPARG 유전자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은 식욕 억제 호르몬의 반응도 둔해져, 식사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이 경우 단순한 식단 조절보다도 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맞춘 다이어트 전략이 요구되며, 유전자 기반 식이요법이나 운동 처방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결국, 유전자 정보는 다이어트의 출발점이자, 실패를 줄이는 핵심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