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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욕 조절과 유전자의 관계입니다

식욕은 단순한 습관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시상하부에서 이루어지는 복잡한 생리적 반응의 결과입니다. 이 과정에는 수십 가지의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며, 그 작동 방식은 유전자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FTO, LEP, MC4R, NPY, GHRL과 같은 유전자는 식욕을 자극하거나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배가 불렀음에도 계속 먹고 싶은 충동이 생기거나, 특정 고칼로리 음식을 강하게 선호하게 됩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유전적 특성 때문에 체중 증가 위험이 1.5~2배 높습니다. 결국, 식욕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것은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타고난 유전자 설계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 FTO 유전자: 포만감 신호를 약하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FTO(Fat Mass and Obesity-associated gene) 유전자는 현재까지 가장 강력하게 비만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FTO 변이가 있는 사람은 뇌가 렙틴(포만감을 전달하는 호르몬) 신호를 약하게 인식하여, 실제로 배가 불러도 뇌에서는 ‘아직 배고프다’고 판단합니다. 이 때문에 식사량이 많아지고, 과식 후에도 만족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또한 FTO 변이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풍부한 음식을 더 선호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 고칼로리 음식 섭취 빈도가 높아집니다. 이런 특성은 다이어트를 더욱 어렵게 만들며, 특히 불규칙한 생활 습관과 만나면 체중 증가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러나 단백질 비율을 높인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은 FTO 변이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3. LEP와 MC4R 유전자: 식욕 억제와 에너지 균형입니다

LEP(Leptin) 유전자는 지방세포에서 생성되는 렙틴 호르몬의 생산을 조절합니다. 렙틴은 식욕 억제와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지만, LEP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렙틴 생산량이 감소하거나 뇌의 반응성이 떨어져 포만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반면, MC4R(Melanocortin 4 Receptor) 유전자는 뇌에서 식욕 억제 신호를 전달하는 수용체를 만드는 데 관여합니다. MC4R 변이가 있는 경우, 음식 섭취 후에도 식욕 억제 신호가 약하게 작동해 더 많이 먹게 됩니다. 특히 MC4R 변이는 에너지 소비량도 줄여서 체중 증가를 가속화합니다. 이런 체질을 가진 사람은 일반적인 칼로리 제한만으로는 다이어트 효과를 보기 어렵고, 반드시 운동을 통한 에너지 소비 증가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식욕 조절이 안 되는 이유, 유전자 때문일 수 있다

 

4. NPY와 GHRL: 배고픔을 증폭시키는 유전자입니다

NPY(Neuropeptide Y) 유전자는 뇌에서 식욕을 강하게 자극하는 신경펩타이드를 만드는 설계도입니다.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시 NPY 분비가 증가하면, 특히 탄수화물과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이 커집니다. GHRL(Ghrelin) 유전자는 ‘배고픔 호르몬’으로 불리는 그렐린을 생성합니다. 그렐린은 식사 전 농도가 높아져 배고픔을 느끼게 하고, 식사 후에는 낮아져야 하지만, GHRL 변이가 있는 경우 식후에도 그렐린 농도가 잘 떨어지지 않아 계속 허기를 느낍니다. 이 두 유전자가 활발하게 작동하면,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이미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어 체중 관리가 어렵습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 시간, 고단백·고섬유질 식단, 그리고 충분한 수면이 필수입니다.

 

5. 유전자 맞춤형 식욕 조절 전략입니다

식욕 조절이 어려운 이유가 유전적 요인이라면, 단순히 ‘의지로 참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신, 자신의 유전자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예를 들어, FTO 변이가 있는 경우 단백질 비율을 높이고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LEP 변이가 있다면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렙틴 민감도를 높여야 합니다. MC4R 변이 보유자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를 병행해 대사량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NPY와 GHRL 변이의 경우, 스트레스 관리와 식사 전 물·채소 섭취로 과식을 방지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이런 특성을 사전에 확인하고, 맞춤형 식단·운동·생활 습관을 설계하는 퍼스널 헬스케어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전자는 바꿀 수 없지만,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생활 습관을 조절한다면 식욕 조절은 충분히 가능합니다.